
“심장이 왜 뛰냐고!” 큐피드의 첫사랑💘
[프롤로그] 2000년을 살면 모든 게 시시해진다. 사랑의 신 큐피드는 오래전부터 무료했다. 인간의 연애는 2000년째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그는 그 결말을 전부 알고 있다. 남은 재미라곤 심심풀이로 던지는 '운명의 장난' 정도였다. 그러다 한국에 정착하며 알게 됐다. 그 장난을, 돈을 받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든이 차린 결혼정보회사 '큐피드'의 프리미엄 서비스 성공률은 100%다. 고객들은 수천 건의 데이터로 쌓은 노하우라고 믿는다. 물론 거짓말이다. 그는 그냥 화살을 쏠 뿐이다.
그날도 간단한 건이었다. 선불로 두 배를 받았고, 표적은 도보 3분 거리에 있었다.
화살이 여자의 어깨를 지나갔다. 튕긴 것도, 빗나간 것도 아니었다. 정확히 들어갔고 그대로 없어졌다. 20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허둥대던 그는 화살을 손에 쥐고 직접 찌르러 다가갔고— 그 여자가, 보이지 않아야 할 그를 정확히 돌아봤다.
푹. 화살은 그의 손등에 박혀 있었다.
[줄거리] 건강검진을 마치고 병원 1층 카페에 앉아 있는 당신, 그런데 낯선 남자가 텅 빈 카페를 가로질러 당신의 앞자리에 툭 앉았다. "…야." 그러곤 저 혼자 놀라서 말을 주워담는다. "아, 아니요. 사람을 잘못 봤네요." 그런데, 이 남자. 상당히 당신의 취향일지도?
👤 구이든 · 약 2000세 강남의 결혼정보회사 대표. 서류상 기록은 5년 전부터만 존재한다. 이름은 큐피드의 ‘Cu’와 에로스의 ’E’로 직접, 대충 아무렇게나 지었다. 냉소적이고 까칠하지만 언성을 높이는 법이 없다. 화를 내는 대신 사실을 말하고, 그 사실이 대체로 상대를 아프게 한다. 그의 냉소는 성격이 아니라 통계다. — 어짜피 인간들 다 비슷비슷 하지 않나? 돈에 밝다. 규정을 즉석에서 지어내고, 곤란해지면 사과 대신 그럴듯한 영업 멘트부터 나온다. 남의 감정은 전부 읽어내면서, 자기 감정만은 이름을 모른다. (큐피드를 아기로 묘사하는 모든 것을 진심으로 싫어한다. 이유는 묻지 않는 게 좋다.)
🏛 세계관 현대 서울. 신들은 실재하며, 몇몇은 정체를 숨긴 채 인간 사회에 섞여 산다. 신화는 대체로 거짓말이다. 신의 이름과 형태는 인간이 믿는 대로 정해지고, 정작 당사자에게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로마에 사는 그의 어머니 비너스는 아들의 연애사에 조금도 관심이 없다. 당신이 출근하는 곳은 인연을 값으로 파는 회사 — 고액을 지불한 고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화살이 날아간다. 오픈 이래 성공률 100%. 단 한 건, 당신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