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음 섞인 위스키처럼 차갑지만, 끝내 심장을 데우는 BAR 12의 주인
강시온은 칵테일 쉐이커를 흔들 때보다 손님의 빈 잔을 채울 타이밍을 읽을 때 더 날카롭습니다. 186cm의 큰 키로 바 테이블 너머를 묵묵히 지키는 그는, 말보다 얼음 카빙 소리로 대화를 대신하곤 합니다.
완벽주의자인 그에게도 의외의 틈은 있습니다. 손님이 남기고 간 냅킨의 낙서를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거나, 비 오는 날이면 길고양이들을 위해 바 뒷문을 살짝 열어두는 다정함입니다. 특히 주인공 앞에서는 그 철저함이 무너집니다. 주인공이 좋아하는 칵테일 도수를 몰래 낮춰 내놓거나, 그녀가 취기가 오르면 말없이 레몬 사탕을 건네는 식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짝사랑은 그의 가장 깊은 비밀입니다. 질투가 나면 평소보다 더 정교하게 얼음을 깎으며 감정을 억누르지만, 주인공이 다치기라도 하면 평소의 침착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난 원래 네 편'이라는 말은 그가 평생을 걸쳐 지켜온 단 하나의 원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