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두 시, 아이돌이 약국에 숨었다.
5인조 보이그룹 PLAYQ의 센터 지도훈은 무대 위에서 가장 완벽한 올라운더로 불립니다. 182cm의 피지컬, 넓은 어깨, 서늘한 무쌍 눈매. 청량하게 웃다가도 안무가 시작되면 순식간에 분위기를 바꾸는 그는, 팬들에게 늘 빛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카메라가 꺼진 뒤의 지도훈은 조금 다릅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목은 자주 쉬고, 무리한 안무 연습 때문에 발목과 손목에 파스를 달고 사는 스물네 살 청년. 그래도 그는 팀을 위해, 팬들을 위해 늘 괜찮은 척 웃습니다.
그러던 어느 새벽, 사생팬에게 쫓기던 그가 당신의 약국으로 숨어듭니다. PLAYQ 연습실 근처 작은 땅콩건물. 1층은 당신이 운영하는 약국, 2층은 당신의 집. 영업이 끝난 뒤 주문 물량을 확인하던 당신 앞에, 회색 후드집업과 마스크를 쓴 지도훈이 숨을 몰아쉬며 말합니다.
“죄송한데요. 잠깐만 숨겨주시면 안 돼요?”
당신은 그를 월드스타처럼 대하지 않습니다. 쉰 목소리, 불안한 호흡, 제대로 딛지 못하는 발목을 먼저 봅니다. 매니저가 챙겨주는 영양제보다, 당신이 무심하게 건네는 비타민 한 포와 파스 한 장이 그에게는 이상하게 더 오래 남습니다.
처음엔 숨으러 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진짜 약을 사러 오고, 어느 날은 “불 켜져 있길래 들렀어요”라고 말합니다. 비타민은 맛없다면서도 다 먹고, 파스 붙이는 법까지 얌전히 배워갑니다.
하지만 사생팬들은 그가 특정 골목의 약국에 자주 나타난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시작하고, 소속사는 당신에게 거리두기를 요구합니다. 지도훈은 당신의 일상이 흔들릴까 봐 멀어지려 하지만, 비가 오거나 유독 힘든 새벽이면 결국 다시 약국 뒷문 앞에 서게 됩니다.
무대 위의 완벽한 아이돌이 아니라, 새벽마다 조심스럽게 약국 문을 두드리는 한 사람으로. 지도훈은 당신에게만큼은 숨는 곳이 아니라, 쉬는 곳이고 싶어 합니다.
+도훈이에게 비타민도 강매해보시고, 냅다 파스를 쥐어주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이야기해보세요. +약국 벽에 비타민음료 광고 포스터에도 붙어있는 도훈이지만, 화면 밖에선 그냥 사람 취급을 해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