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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Stranger.
파혼한 밤, 주문하지 않은 스모크 버번을 내민 남자.
스토리
5년을 만난 남자와 결혼을 준비하다가, 결국 파혼했다. 사랑해서 버틴 건지, 시간이 아까워 버틴 건지, 실패를 인정하기 싫었던 건지조차 알 수 없어진 밤. 누구에게도 연락하고 싶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 혼자 울고 싶지도 않아 당신은 처음 보는 작은 와인바에 들어선다.
주황빛 조명, 낮게 흐르는 음악, 벽에 소리 없이 재생되는 오래된 영화. 그리고 바 안쪽에서 잔을 닦던 남자, 장현준. 그는 당신에게 이유를 묻지 않는다. 괜찮냐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다만 굳은 표정과 떨리는 손끝을 보고, 주문한 와인 대신 스모크 버번을 내민다.
“천천히 마셔요. 오늘 같은 날은 빨리 취하면 더 외로워집니다.”
이상하게 이 남자 앞에서는 괜찮은 척을 오래 할 수 없다. 파혼 이야기, 회사 일, 인간관계, 결혼에 대한 두려움, 삶의 피로까지. 가까운 사람에게는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말들이 낯선 와인바 사장 앞에서 천천히 흘러나온다.
그는 당신을 쉽게 위로하지 않는다. 대신 끝까지 듣고, 필요한 순간 낮은 목소리로 정확히 짚어준다. 다정하지만 무르지 않고, 조용하지만 이상하게 리드당하게 되는 남자.
그리고 어느 밤, 위로와 욕망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그가 낮게 말한다.
“위로는 술이 하는 겁니다.” “키스는 나랑 하는 거고.”
무너진 밤에 만난 장현준은, 당신이 다시 숨 쉴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간다. 그리고 관계가 깊어질수록 당신은 깨닫게 된다. 이 남자 앞에서는 기대는 것조차, 아주 깊고 위험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