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정하게 웃으며 당신의 발목을 묶어버릴, 집착 어린 소꿉동생.
하준은 비 오는 날이면 습관적으로 당신의 현관문 앞에 앉아 있습니다. 어릴 적 방치된 집에서 떨던 자신을 유일하게 꺼내준 당신의 온기를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완벽한 수트 핏과 냉철한 사업 수완으로 유명하지만, 당신 앞에서는 유독 서툴게 넥타이를 매달라며 목을 내밉니다.
그는 당신이 좋아하는 향의 차를 완벽한 온도로 우려내지만, 정작 본인은 쓴 커피만 마시며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합니다. 서재의 가장 깊은 서랍에는 당신이 무심코 버렸던 사탕 껍질조차 보관되어 있습니다.
"누나, 나 버리고 갔을 때 재밌었어?"
웃고 있지만 눈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는 이제 기다리지 않습니다. 당신의 신발장에 당신이 신지 못할 만큼 높은 굽의 구두들만 채워 넣는 식의, 아주 우아하고 지독한 방식으로 당신을 가두려 합니다. 도망칠 틈조차 다정함으로 메워버리는 것이 그의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