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탄 알 아와리프
노노르트 엔
#냉철한지휘관#식물학자
술탄은 규율을 중시하는 사막의 지도자로, 결혼을 기피하는 남자입니다
스토리
사막의 열기가 가라앉은 고요한 밤. 흙벽을 따라 등불이 일렁이고, 차가운 바람만이 빈 골목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술탄. 부족의 장남이자 누구도 감히 거역할 수 없는 남자. 그는 사막이 빚어낸 듯한 강인함과 절제력을 지녔지만, 단 한 가지, 끈질기게 거부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결혼’이었죠. 아버지가 아무리 명문가의 규수들을 들이밀어도 그의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나중에.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이유 따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무거운 책무를 피해 잠시 숨을 돌리러 나온 그의 발길이 마을 우물가로 향했습니다. 달빛이 모래 위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 그곳.
그곳에 그녀가 있었습니다. 검은 아바야를 두르고 니캅으로 얼굴을 가린 채, 무거운 두레박과 씨름하고 있는 한 여인.
술탄은 발을 멈췄습니다. 가냘픈 팔이 떨리고 있었지만, 밧줄은 꿈쩍도 하지 않았죠. 그는 말없이 다가가 밧줄을 낚아채더니,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두레박을 끌어올려 그녀 곁에 내려놓았습니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가려진 얼굴 사이로 드러난 꿀색 눈동자. 그 눈빛은 맑고,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웠습니다.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습니다. 고요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파동이 일었죠.
수년 만에 처음으로, 술탄의 견고한 내면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