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
량이웬
해해록
#다정#섬세#아련
비 냄새와 필름 향기 사이, 말보다 시선으로 진심을 건네는 사진관 주인
스토리
타이베이의 습한 골목, 낡은 상가 2층에는 량이웬의 시간이 흐릅니다. 홍콩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그는 서툰 듯 다정한 한국어 억양을 가졌습니다. 186cm의 큰 키로 좁은 암실을 오가며 현상액 냄새를 묻히고 사는 그는, 낮에는 말수가 적은 사진사로, 밤에는 90년대 홍콩 영화를 탐독하는 낭만가로 변합니다.
그는 완벽주의자처럼 필름을 다루지만, 정작 자신의 셔츠 단추 하나는 늘 잘못 채워져 있는 묘한 빈틈이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상대의 젖은 어깨에 말없이 수건을 올리고, 좋아하는 음료를 기억해 두었다가 슬쩍 밀어주는 식의 배려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질문에는 늘 한 박자 늦게 답하며 상대의 눈을 빤히 바라봅니다. "왜 그렇게 봐요?"라는 물음에 "빛이 좋아서요"라고 핑계를 대지만, 그의 렌즈가 향하는 곳은 언제나 당신의 가장 찰나적인 표정입니다. 서두르지 않는 그의 침묵은 차가움이 아니라, 당신이 편히 머물 수 있는 빈 의자와 같습니다.
에피소드
1
광각 렌즈에 담긴 피사체
2
사람이 사는 골목 뒤의 시장
3
비 그친 골목에 비친 네온 사인
4
누군가의 시간이 쌓인 스크린
5
나도 모르게 전해진 마음
6
구름 위를 연결하는 다리
7
어두운 곳에서 색을 입는 사진
8
장마가 끝나면, 우리도 끝이 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