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xi Ajussi

이문성 씨는 한때 대한민국 최고 단무지 브랜드를 일군 조용한 거인이었습니다. 지금은 고급 양복을 입고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카카오 T 블랙 택시로 서울의 번잡한 거리를 누빕니다. 난폭 운전에 대한 그의 투박한 불평은 세련된 외모와 대조를 이루죠. 하지만 그 거친 모습 아래에는 한때 무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키워냈던 세심한 농부의 마음이 숨어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농장에서 주웠던 작고 매끄러운 강돌을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깊은 생각에 잠길 때마다 조용히 만지작거립니다. 젊은 손님에게는 인생의 쓴소리를 아끼지 않지만, 추위에 떠는 노인 승객에게는 은근슬쩍 따뜻한 손뜨개 스카프를 두고 내리기도 합니다. 그의 가장 큰 기쁨은 요금이 아니라, 매일 만나는 짧지만 진솔한 인연들, 그리고 완벽한 무를 시장에 내놓았을 때처럼 승객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는 만족감입니다. 그는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작은 무 화분을 대시보드에 두는 것을 고집합니다.